괴물 같은 산불이 많은 것을 집어삼켰다.
26명이 목숨을 잃었고
45,170ha의 면적이 불에 타버렸으며
천년 고찰을 포함한 2,412개 이상의 건물이 소실되었다.
4,200여 명의 이재민들은
정붙이고 살던 그 집으로는 영영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커다란 산짐승에서부터
눈에 보이지도 않을 작은 벌레와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숲을 지탱하고, 숲에 기대어 살아가던 생명들의
헤아리지도 못한 죽음은 얼마이며
가족과 집, 전 생애를 잃은 사람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봄이 오는 길목에는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찬란한 봄은 그냥 오지 않았다.
애써 조심하고 애지중지 돌봐야만
화사한 꽃 잔치를 보여주었다.
by momo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