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아침잠은 끈질기다.
한껏 게으름을 피워도 좋을 토요일 아침
햇살이 창밖을 기웃거리고
나뭇가지는 유리창을 똑똑 두드렸지만
봄이는 길게 늦잠을 잤다.
온몸에 쩍쩍 들러붙는 잠을 털어내려고
두툼한 이불을 걷어 젖히니
이불 속에서 잠자던 먼지들이
허공으로 허둥지둥 날아 오르며
햇살을 움켜쥐었다.
짧은 찰나, 먼지들이 반짝거리며
잠이 덜 깨 몽롱한 눈 앞을 어지럽혔다.
먼지도 반짝거릴 수 있었구나…
보잘 것 없는 것들에게도
빛은 어디에나 깃들어 있었다.
by momocci